절대적이고 상대적인 잡담(18) - 구제불능의 낭만주의자(hopeless romantic)

2014. 3. 30. 02:47팀.티파니::(팊사전)/절대적이고상대적인잡담



for a chat XD

Put yourself on view. This brings your talents to light. - Baltasar Gracian
자신을 내보여라. 그러면 재능이 드러날 것이다. (발타사르 그라시안)


이번 잡담은 영국의 패션지'DAZED'와 가진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만

결국은 주제를 알 수 없는 잡담이 되어버렸네요ㅋㅋ 데이즈드 관련 내용이 대체 있기나 한가 모르겠넼ㅋㅋㅋㅋ

영어인터뷰(!)였지만....고마운 소원들의 도움으로....문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ㅎㅎ

DAZED 한국어판은 어서 번역본을 출간하라구!구하라(잡지를)!

http://www.dazeddigital.com/music/article/19372/1/girls-generations-k-pop-reign







(photo @스펀지황)




 #. 나에게 있어서 '소녀시대'라는 것은...

어쩌면 소녀시대의 팬은 소원이기보다 '티파니' 혹은 각각의 소녀들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믿고있고, 서로에게 의지를 하고, 가장 먼저 서로의 등을 쓸어주거나 앞으로 떠미는 존재이기도 하고, 결국은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가장 완벽한 친구들. 그야말로 '친구'들이다. 싸우고 토라지기도 하고, 울며불며 까칠한 시간들을 보내기도 하지만, 결국은 또 같이 손을 잡고, 같이 웃는다. 모두가 다 같은 위치에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 모두가 다, '내 사람들'이라서 그렇기도 한 것 같다. 비공식적으로는 14년, 공식적으로는 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서로가 인생의 반을 보고 자란 사람들이다. 취향이나 스타일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어서 맞춰주기도 쉽고, 또 그렇기 때문에 크고작은 해프닝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모두가 다 같은 곳을 본다. 그래서 늘 함께일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최종적인 미래는 제각기 다를지 몰라도, 또 화려한 무대와 더 높은 곳을 위해 모두가 억지로 맞춰나가고 있는 것이 아님도 분명, 느낄 수 있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지난 7년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몇년이 될지 알 수 없지만 기다려지는 미래들도. 


소녀시대란 말은 한때의 유행가였을 수도 있고, 그런 시절이라는 말 자체도 사라져버렸을지 모를 말이기도 했지만, 소녀들이 그 이름을 살려냈고, 그 이름에 맞춰 '시대'가 되어주기 위해 살아가고 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겠다.

승승장구에서 그들과 같은 삶을 먼저 나아갔던 그들의 '미래'에 있는 선배언니는 "소녀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예쁜 그림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소녀들은 지금 그 이름 그대로 "우리들의 예쁜 추억"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다. 수영이가 콘서트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때 여기에 소녀들이 있었구나..를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던 말처럼. 


기억하고 싶고, 기억되어지고 싶고. 

스타와 팬 사이라기에 앞서, 너와 내 사이가 그랬으면 좋겠다.





#. 건설적인 비판

파니가 라스에 나왔을 때도, KBS와 가진 영어 인터뷰에서도 "건설적인 비판(Constructive critism)"이란 말을 쓴 적이 있다. 여자연예인으로서 '가져야만 하는' 수많은 루머들과 오해들, '소녀시대'로 향한 무분별한 관심, 낯선 곳에서 익숙하지 않은 말을 써가며 행해야했던 많은 행동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은 노래와 무대만 알고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 무대로 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고, 많은 노력과 관심과 오해가 있었고, 그 무대 위에서도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기도, 자랑스럽게 보내기도 했다.


일단 영어로 정리를 하고 다시 그걸 한국어로 옮겨야 하는 그 언어해석의 시간을 사람들은 미처 기다려주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감을 잃어 머뭇거리게 만들었고, 때로는 오해를 거듭하여 걷잡을 수 없는 가시밭으로 아이를 몰아넣은 때도 있었다. 가족 사이에서 친구와 주윗사람들에게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란 존재였다가, '아무런 관심이 없는' 속에서 다시 자라나야만 했던 아이. 그것도 스스로. 너무 일찍. "견뎌낸다" 라는 말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내 쪽으로 돌리게 만든다"라는 의미가 숨어있다. 열여섯의 아이가 열아홉 스물이 되면서' 견뎌온 날들'. 비판, 어쩌면 비난들.

 

여기에 "참 '드라마틱(dramatic)'한 친구" 라고 수영이가 말할 정도로 낙천적이면서도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고, 분명 강한 면을 가지고 있음에도 나약하고 여려보이는 소녀가 있다. 누가 나를 안좋게 생각하거나, 내 생각과 반대로 이해하거나 하면 분명 화가 나고 심통이 나고 하는건 당연할텐데, 하물며 불특정 다수의 수많은 이와 여러가지 상황에 닥치더라도 언제나 꼼꼼하게 생각하고, 허리를 구십도로 굽힐 줄 알고, 그리고는.. 어떻게든 '좋은 쪽'을 받아들이려 애쓴다.

밝고 밝고 또 밝은 아이지만 어쩌면 비판의 말들도 햇살 좋은데에 널어놓고 꾸들꾸들 말린다음, 빨래방망이로 팡팡! 쳐서 결국은 자신에게 꼭 맞는 옷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해야, 자신감을 잃지 않을 수 있을테니까.

그렇게 해야, 비판의 돌들이 앞길에 굴러다니며 발길에 채어 넘어질 뻔하는걸 잡아주는 것일 테니까.

그러면서 파니는 그와중에 그 돌들을 길 옆으로 치우고 길을 빗자루로 잘 쓸어 다른 소녀들이 편하게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준다. 소녀들을 격려해주기도 하고, 팬들에게 좋은 가사와 멜로디의 노래를 추천해주기도 하고, 혼란스러운 일상 속에서도 '모두가 함께 즐거운' 것을 느끼기 위해 노력한다. 구제불능의 낭만주의자. 딱 맞는 말이다. 더이상 낭만스러울 수 없을만큼 사랑스러운 아이. 매사를 낭만적으로 생각하고 또 그에 맞춰 행복하게 행동하는 아이.


'건설적인' 비판이, 파니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그래서 너를 더 믿음'이라는 건물을 '건설'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 똑똑'해진'게 아니라 똑똑'하다'

이번 라디오스타에서 나왔던 말들 중에 한가지.. "티파니가 똑똑해졌다" 라는게 있었다. 데뷔초에 마냥 어리숙하고 대답을 잘 못해서 곤란해하던 모습을 쭉 봐왔던 MC와 시청자들에게 7년동안의 티파니라는 사람의 성장이 그만큼 크게 다가왔던 것 같기도 하다. 능숙하게 말을 하고 생각한 바를 정확하게 집어내는 능력이 생긴 아이. 단지 7년이 지났다고 자동문이 열리듯 갑자기 머릿속에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들어오는게 아니다 절대로. 


팝송을 부르면, 가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좀더 감정이 풍부해진다. 각종 국제 인터뷰에서도 기자들에게 소녀시대의 의견을 직접 들려준다. 아직은 영어가 편하다. 어쩔 수 없다. 

태연이나 서현이나 수영이가 처음부터 한국어로 말을 배우고 생각을 했듯, 파니는 영어로 그 모든것을 시작했다. 파니에게 영어는 '몸'과 같은 것이라 잊고 잊혀지고를 논할 수 잇는 존재도 아니고, 어떤 것과도 순위를 매길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오히려 영어로 말을 할 때, 혹은 생각을 할 때의 파니는 다부지다. 두번 생각할 것을, 머릿속에서 시간을 들여 말을 앞뒤를 정리해야하는 시간을 일단 접고 바로 생각의 표현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좀더 논리정연해지고, 좀더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많아진다. 그래서 말이 빨라지고 문장이 길어진다. 

원래는 로스쿨에 가고싶었다고 한다.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이었고, 변호사를 꿈꾸기도 했다. 게다가 롤모델은 공부를 잘하는 친언니였다. 그런 아이였으니, 영어로 인터뷰를 하면 다재다능한 단어의 선택과 심도깊은 대화가 가능해서, 인터뷰를 하면 좀더 깊은 심리상태까지 알 수 있게 된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랬다. 아이가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들과, 크고작은 오해에 대한 자신의 굳건한 견해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마음가짐에 대한 것들까지. 아이는 차근차근 침착하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똑똑하다. 그리고 세심하고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보통 일을 하거나, 자신의 앞에 이런저런 일들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만 하느라 정작 앞길 옆에 지름길이 있는데도 돌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주어진 길만 가는 경우가 많다. 파니는 이런저런 노하우, 사전 답사, 길 공부.. 끊임없이 노력을 해서 지름길 혹은 조금 더 편하게 가는 길을 찾아낸다. 자신감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자신을 믿으려면 자신에 대한 확고함이 있어야하는데, 파니는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다.  

똑똑하지만, 영리하지만 사실은 계속 '더 나아가고'있는 것 같다.




#. 언젠가는. 이라고 말하는 미래

일과 사랑, 결혼. 행복한, 행복해야할, 행복하고싶은 미래. 그리고 그것을 꿈꾸는 현재.

이십대 중반에 들어선 여자 티파니가 꿈꾸는 현재와 미래. 소녀시대를 만들었고, 만들어 나가고 있는 지금 곁에 있어주는 친구들이 행복해야하고, 그 안에서 사실은 자신이 행복해져야한다. 나를 위해 주위를 바꾸고, 주위가 변하면 결국 나도 변하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행동하는 작은 노력들'을 차곡차곡, 저장해놓는다. 나중을 위해.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은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기특한건, 혹은 대단하다 생각하는건, 그 마음을, 그 의지를 스무살 때부터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니면 혹은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가진 소망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인생을 살며 후회하는 것들 중 하나가 "제 때에 그렇게 할걸" 이라고 말하는 것들이다. 모두가 한참후에야, 미묘하게 잘못 끼워진 단추들을 다시 잠구느라 한바탕 시간을 허비할 동안, 파니는 이미 옷을 말끔히 차려입은 상태일거다. 처음부터 단추를 잘 끼워놓았기 때문이다. 이건 설령 금전적인 것이나, 인기의 척도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포브스 인터뷰에도, 최근의 여러 잡지 인터뷰들에서도 그렇고. '스스로' 하고 있다고 했다. 머리를 손질해 주는 사람과, 옷을 스타일링해주는 스텝은 있더라도, '수제맞춤인생'을 만들어주는 것은 없으니까.

파니는 끊임없이 노래를 가다듬고 영어로 된 각종 노래들을 부르거나 계속 듣거나 무대를 꾸미거나, 해외 스타일의 의상을 점검하거나, 해외 작곡진들과 대화를 하거나, 나중을 위한 여러가지 적금과 펀드들로 자금관리를 한다던가........ 끊임없이 움직인다. 파니가 말한 "보이지 않을 때에도 움직이고 있어요" 라는 말처럼.


"(집에)돌아가서 노래를 하고 싶다" 라고 간간히 말을 한 적이 있지만, 파니가 돌아간다는게 완전히 우리 눈 속에서, 혹은 우리들 마음속에서 지워지는 미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은 서울과 알래스카 사이에서도 바로바로 뭐든 일어난 일을 알 수 있는 시대이고, 전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언제라도 볼 수 있다. 단순히 얼굴을 보고 못보고를 떠나서, 그만큼, 인연을 이어가는 방법은 어떻게든 다 있다는 거고, 또한 인연을 끊고싶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무대에선 파니의 모습을, 어쩌면 티파니가.....스테파니가 되는 날이 오더라도.

그리고 어쩌면, 스테파니의 '성이 다르게 되는' 날이 오더라도.

어쩌면 LA에 있는 모습, 밀라노에 있는 모습, 파리에 있는 모습을 마치 일상처럼 보게되는 날이 오더라도.  

우리는 너를 만났을 때부터 이어져 있었으니까.




**

이런저런 상처와 경험과 사건과 때로는 기쁨들이 어우러지는 과정들 속에서

그야말로 '차근차근' 정리해온 생각들, 꿈과 미래들

테트리스 조각을 쌓아 올리는 것처럼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가, 

맨 마지막에 긴 막대를 쓱~ 집어넣어 연속 클리어 콤보! 를 맞이하는

짜릿함의 시간이 오게된 것이랄까. 

지금 파니와, 우리들의 시간이.



파니는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차근차근. 클리어 콤보의 기회를.

그리고 지금, 하늘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막대기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