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이고 상대적인 잡담(9) - I'll be there for you

2013. 2. 3. 22:43팀.티파니::(팊사전)/절대적이고상대적인잡담



for a chat XD

I was born with an enormous need for affection, and a terrible need to give it.

나는 애정을 받을 엄청난 욕구와 그것을 베풀 엄청난 욕구를 타고났다. - 오드리 햅번


 

 

* 이번 잡담은 소녀시대 일본앨범 중 [not Alone]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읽으면 이 우왕좌왕 안드로메다와 같은 글이 조금은 더 이해가 빠를 지도 모르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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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my love is for you도 그렇고 Born to be a lady도 그렇고 유난히 소녀시대 일본 앨범의 발라드는 가사가 시적이고 속삭이는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조용히 강하다. 짝사랑을 하는 여자의 외로운 자기자신을 알리는 외침이 가사의 전반적으로 깔려있다. 나는 외로워요. 당신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서. 당신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서. 하지만 나는 강해지기로 했어요. 혼자서 이렇게 외로운 싸움을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할거에요. 나는 버림받지 않았어. 나는 혼자가 아니야. 나는... 

 

행복은 약간의 부족함 속에 생겨납니다.

행복은 더 많은 것을 갖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들에 관심이 없을 뿐입니다.

- 서울주보 2/3일자 정진호님의 글 중에서

 

사람들이 혼자여서 외로워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무도 '나를 관심가져주지 않기' 때문이고 아무도 '내가 하는 말에 관심가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든 것 같을 때, 일이 잘 안풀려 응어리만 쌓여갈 때, '사람간의 관계'에 상처를 받아서, 꽃이 지고 계절이 바뀌는 일에 무심해진다는 감각에 문득 마음이 아린데, 같이 나눌, 같이 감정을 공유할, 기대고 싶은 마음을 알아줄 상대가 없다는 공허함. 내가 손을 뻗었을 때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는 거리가 비어있거나, 손에 잡히는 것이 없을 때의 막막함. 내가 누군가에게 '관심'을 줬는데, 돌아오는 것이 없다. 그것이 사람을 외롭게 만들고 두렵게 만들고 답답하게 만든다.

 

2013년도에는 조금 더 마음이 여려졌으면 좋겠어.

너무 당당하려고 많이 너 혼자를 더 괴롭혀서 더 많이 아픈 것 같아.

조금 더.. 편안하게.

- 라디오스타. 유리가 파니에게.

 

여기에 두가지 표현이 있다. 외로움을 드러내는 방법과, 외로움을 덮어두는 방법.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아이는 표현을 잘한다. 자신의 주변을 챙기고, 끊임없이 애정을 내보인다. 관계에 충실하고 자신의 주변에 누군가가 항상 있도록 하기 위해서 여러가지에 신경을 쓴다.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오히려 자신이 스스로 일궈나가는 주변의 관계에 용기를 얻기도 하고, 자신이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것이 자신을 일으키는 힘이라 믿는다.

하지만 때로는 겉으로 빈 틈이 없어서 오히려 안에서 생기는 빈틈이 자신을 더 흐트러지게 만들기도 하고, 더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밝고 명랑함을 가지고 있지만 어쩌면,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겉을 더 단단하게 포장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가족과 집이 아닌 곳에서의 외로움과, 사고방식이 달라서, 언어가 막혀서 생기는 답답함을 "남들과 비슷함"으로 포장하기 위해 애쓰는 순간의 외로움. 예능에는 '웃겨야하는데' 자기가 그다지 웃기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의외의 스트레스도, MC들이 말을 시키지 않아서 오는 '대화에 대한 소외감'이랄까.. 그런 것도 포함된다.

 

나한테 기대주고 좀 말해줬으면 좋겠고
태연이 티파니 다 약한거 아니까 강한척 하지말고 얘기를 많이 해주고
우리가 가족이니까 많이 나눴으면 좋겠어요

- 친친, 수영이 태연과 파니에게.

 

데뷔초 한동안 아픈 시기일 때가 있었다. 그 시기에 소녀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 얘기를 나누고, 비슷한 취향의 음악을 들었다. '오분 토크'라고 해서 그날 일어난 일을 서로 이야기하고 화난 일도 그때 푸는 습관이 그들을 이겨내게 했다. '단체 채팅방'에서 화젯거리를 공유하고 서로의 개인 스케줄에 찾아가 힘을 주는 일도 있었다. 소녀들은 끊임없이 '내가' 아닌 '우리'를 만들어 나갔다. '솟밥말이'라고 말하는, 모두가 하나로 둥글게 말고 서서 꺄르르! 하고 환호를 지르는 습관도 생겼다. 원 안에서는 누구든 상대방을 볼 수 있고 내 곁의 사람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아이의 곁에는 '여덟개의 관심'이 있다. 아이가 '챙겨야 할' 관심, 아이를 '챙겨주는' 관심.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더이상 외롭지않다고 멋쩍게 웃던 아이의 얼굴도 떠오른다. 그 시기를 헤쳐나오며 누구보다도 Not Alone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소녀들이 "내가 필요하다면 양손을 펴고(너를 기다린다고)" 라고 노래한다.  

 

 

 

노래는 시종일관 잔잔하게 흐르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태연-파니의 애드립 부분과 시카의 야들야들한 엔딩으로 이어진다. 힘과 용기를 주는 파워풀한 멜로디에 뒤이어 "아자!" 하고 힘을 북돋워주는듯한 정점의 보컬. 그리고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주는듯한 차분한 마무리. 노래를 끝까지 듣고나면, 마치 내 곁에 있는 이가 나를 토닥여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좋지만, 사실 Not Alone이란 말은 '나도 남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것도 있다. 나에게 Not Alone은 곧,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Not Alone을 해줄 것. 이라는 의미도 된다. 사람들은 '나에게 무얼 해줘'라는 말은 잘하지만 '내가 누굴 위해 뭘 할께'라는 건 실천을 잘 못한다. '내가 받아야 할 것'이 더 크게, 더 먼저 다가오기 때문이다. 세상엔 수많은 1>1이 있어서 1=1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Not Alone은 1+1=1 이다. 1+1은 귀요미......가 아니고;; '너와 나 = 우리' 이다. '나를 위한 너'와 '너를 위한 나'가 만난다. 가사를 쭉 듣고있다보면 후렴부분의 I'll be there for you 라는 가사가 유독 귀에 들어온다. 네가 언제든 나를 돌아볼 수 있도록 내가 네 곁에 있을께, 라는 의미. 내가 여기에서 이렇게 너를 맞이 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네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면 우린 참 좋을텐데..라는 말이 그 뒤에 숨어있다.

Not alone의 본론은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 주세요" 일지도 모른다.

 

 

 

 

 

외롭다고 해서 요란스런 이벤트나 비싼 선물로 마음을 달래주는게 해결방법이 아니다.

옆에 있어줄 것, 네가 관심을 가져줄 것, 내가 관심을 가질 것.

단지 그것 뿐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잡담.

잔잔하게 흐르는 피아노 반주로 시작하는 노래. 발라드 넘버가 댄스가수의 주 장기 영역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연습해서 만들어낸 '틀'이 아닌 것을 들으면서 '안무'라는 노래 이외의 다른 것이 짜여진 것 없이 오로지 '음'에 집중할 때 느낄 수 있는 작은 짜릿함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시나 전곡이 공개되었을 때 다른 곡을 다 스킵하고 이 곡 먼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본앨범의 Born to be a lady, All my love is for you의 뒤를 잇는 추천하고픈 발라드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