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ny Boy, Mommy Girl

2011. 7. 10. 23:39팀.티파니::(노래)




♬ 소녀시대 Danny Boy 
http://www.youtube.com/watch?v=7CZwNiQaqUk

이 노래의 원곡은 아일랜드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구전민요였다네요.
처음엔 가사가 없다가 그 음악에 가사를 붙여서 부른 것이 Frederic E. Weatherly가 붙인 게 가장 정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멜로디를 잘 들어보시면 "어라?" 하실텐데, 오히려 이 곡을 차용하여 만든 시크릿가든의 "You raise me up"이
더 잘 알려진 노래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닮은듯 다른듯 묘하게 또 다른 느낌의 곡입니다.
후자가 좀 웅장하고 가수의 기량을 떨치는(?)곡으로 변모되었다 한다면,
오히려 이곡은 차분하고 잔잔하게
그냥 내 주변 얘기를 담담하게 전하듯 풀어나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 제시카 - 박정현 You raise me up
http://www.youtube.com/watch?v=xyYL6czhoug



일본콘서트 세트리스트가 처음 나왔을 때 Danny Boy라는 생소한(?)곡이 들어있어서 이건 뭘까 굉장히 궁금했었어요.
그동안 일반 댄스곡이 아닌 발라드곡을 부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서(게다가 사실 저는 처음 듣는 곡이었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딱 직캠 음원을 듣고 보니 감이 확 오더라구요.
어쩐지 Dear,Mom 대신 부른걸까 했는데 아마도 가사의 느낌을 보아하니 그런 것 같아요.
Dear,Mom은 왠지 직접적인 가사와 멤버 개개인에 너무 걸쳐있는 노래이다보니
감정 컨트롤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렇게 때문에라도 너무 자주 부르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해두고픈 곡이기도 하구요,

이 노래 역시, 무난하게 잔잔하고 조용한 곡인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가사의 뜻을 파악하다보면,
굉장히 슬픈 곡이에요.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는 이를 뜻하는 곡이었다가 아일랜드의 내전이라는 상황 속에서
전쟁통에 떠나보내는, 혹은 떠나보낸 자식을 그리며 마음아파하는 부모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는군요.
어찌되었든 공통적인 건
사랑하는 이를 곁에 둘 수 없는 슬픔을 지닌 곡.
그래서 Dear, Mom과 똑닮은 곡이기도 합니다.





*

일본 콘서트의 DannyBoy 타임에서는, 이 노래를 부르는 보컬라인들 사이로 영상이 하나 떠올라요.


한 아이가 있습니다. 언니가 위로해주지만 어쩐지 외롭고 쓸쓸한 아이.
언니는 그런 동생을 보며 쉽게 잠이 들지 못합니다. 동생보다도 어쩌면,
엄마랑 함께했던 시간들이 기억나 더 가슴이 아픈 아이.
엄마의 사진을 보면 더욱더 눈물이 납니다.
소녀는 동생과 종이컵 전화를 하다 문득, 실의 끝까지 따라가봅니다.
종이컵의 끝은, 엄마의 사진과 연결되어있고, 소녀는 그 모습을 보다 그만...울컥.
눈물을 흘리며 엄마에게 닿지못할 대화를 하는 소녀.
소녀는 잠이 들고, 꿈을 꿉니다.
소녀가 누운 침대 벽에 영상이 펼쳐지고, 그안에서 소녀는 엄마를 봅니다.
자신과 함께했던 행복한 표정의 엄마.
벽에 비친 영상에 소녀는 손을 내밀지만, 엄마는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잠이든 소녀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노래를 듣다보면, 아!....하는 탄식이 터져나옵니다.
나는 사랑하는 이를 잃었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도 전해져오는 그 느낌.
서글픈 느낌들이 너무 아프게 콕콕 박혀오더라구요.
전광판으로는 쓸쓸한 소녀, 하지만 꿋꿋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이미 어른이 된 소녀가 차분히 노래를 부릅니다.
어쩐지, 노래를 시작하고 끝나갈 즈음이 되면
소녀가 조금은 더 성숙해진 느낌이 들어요.





*
올어솟에 보면, 멤버들과 가족얘기를 하는 타임이 나와요.
다른 아이들은 저마다 연락 못해 미안하고 자주 가지 못해 미안하고...얘기를 하지만
파니와 태연이는 잠자코 있다가 "난 이미 그런 시기를 다 지나서, 오히려 부모님 곁에 있는 너희를 보면 더 가슴아파"
라고 담담하게 얘기합니다.

오래도록 보지못한 가족, 하지만 보면 더더욱 약해질까봐, 일부러 강해지려는 소녀.
누구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잘 알고, 또 그만큼 가족에게 자기의 좋은 모습만을 보이려고 애를 씁니다. 

소녀는 남들보다 조금 빨리, 어른이 되었습니다.
가슴속의 크나큰 일부분을 잃었지만, 밖으로 절대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것이 어른이라고 믿기 때문이겠죠.

소녀는 마음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는 대신
노래로 모든것을 실어보냅니다.
차근차근, 누구도 가르쳐주지않았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어른이 되어서, 소녀를 그리는 이들에게 당당하게 일어서려는
자랑스러운 우리 소녀.



출처 : 110702 SNSD - Danny Boy @ JAPAN TOUR in Hiroshima



노래의 마지막 소절에서, 소녀는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 속에서
그리운 이를 만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