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태연의 질문에 소원이 답을 하다

2021. 5. 3. 23:24팀.티파니::(팊사전)/탐정팀티

 

이번 포스팅은 14년차 머글로서(머글이라니 누구죠?) 소녀시대 콘서트를 참석해오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입니다. 잡지 Q&A처럼 구성해봤는데 질문은 예전에 태연이가 인터뷰했던 내용 중에 흥미로운 질문방식이 있었어서 차용해봤어요. 태연이가 궁금해하는 내용이 사실 파니도 궁금할 내용 같아서 인터셉트를?... 그러니까 파니가 보면 나중에 이 글을 태연이한테도 보여줘라...(응? 이게 본론이었니)

 

대부분은 공통적인 질문이지만 일부 질문은 소시콘, 팊콘과 탱콘의 시각으로서도 대답해볼게요. 

 

 

이 포스팅의 발단이 된 물음표 살인마(?) 태연 인터뷰 중

 


ㅁ 어떤 무대가 제일 좋았는지?

설마 그 수많은 공연 중에 딱 하나만 골라야하는건 아니겠지(잔인한사람앜).. 


일단 소녀시대의 무대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무대는 일본 첫 콘의 오프닝이었던 <Genie(소원을 말해봐)>의 가장 첫 소절. 완전 초집중된 회장 한가운데에서 다이아몬드가 서서히 열리면서 한껏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처음으로  "お呼びですか(오요비데스까?)".....가 메아리처럼 온 회장을 감싸고 돌던 그 순간. 일본 음악시장에 '소녀시대'를 알리는 아주 중요한 무대였기도 하고 우리 소녀들의 위엄이란 이런것이야! 라고 자랑할 수 있을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너무 멋있었고, 다이아몬드가 열리면서 한둘씩 모습이 뙇! 하고 나타난 그 순간이 짜릿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다이아몬드 오프닝 음악도 맘에 들어서 나중에 DVD 발매되었을 때 몇번이나 반복해서 들었던 것도 생각나고요. 그리고 이 무대에 바로 그 전설의 레전드인 <호우!>쪼가 나옵니닼ㅋㅋㅋ『티파니 쎄즈읔!!!!!』 랩퍼파니 빼놓을 수 없고요? 빠른 영어랩 우리 빠니가 세상 젤 잘하쟈나.....

 

파니 솔로곡 중에서는 <once in a life time>. 배경도 물결이 넘치는 바다이자 우주같은 느낌에다가 쇼케이스때는 멤버들 사진을 띄우고 콘서트때는 팬들의 이름을 적은 화면이 인상적이었고, 가사를 파니의 동글동글한 글씨로 직접 써서 띄우는 화면이 정답고 파니답다 싶었고요. 앨범 수록곡의 앞부분이 강렬하거나 실험적이거나 영어버전이거나 다양한 시도를 했다면 이 곡이 나올 때쯤은 상냥한,우리가 여전히 알고있는 그 파니를 보여주는 거였다고 생각해요. 콘서트 DVD가 나오지 않아서 솔로콘 무대를 재생하기 어려운게 제일 아쉽지만 뮤뱅에서 서현이의 피아노 반주로 불렀던 버전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쇼케이스 버전이 더 좋긴한데 뮤뱅 버전도 괜춘하니 봐주세요.

뮤뱅 버전 youtu.be/26zFhYNfRpI

 

태연이 솔로곡 중에서는 쓱콘이었나, <BLUE> 무대가 이상하리만치 기억에 남아있는데 워낙 이 곡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날의 분위기를 다시금 상기시켜보자면, 제목처럼 푸른색 조명이 어쩌면 그다지 특색없이 보이는 평범한 조명효과일 수도 있겠지만 곡의 분위기상 아주 깊고 진한 깊은 바닷속같이 아득한 느낌을 표현해야해서 그런지 바닷속 깊숙히로 점점 빠져드는 느낌이 났어요. 공연장 전체가 검고 푸른 물결, 그리고 화면도 물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느낌이어서 그 찐-한 블루컬러가 진짜 나의 내면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위압감을 느끼는듯 했달까. 게다가 끝을 이미 알아버린 그 시간, 점점 우리 사이가 되돌아오기 어렵다는 걸 알게되었을 때의 그 미묘한 착잡한 심정을 표현하는 아주 무미건조한 표정이 곡 전반에 깔려있어서 안무도 없이 온리 보컬만 울려퍼지던 그 현장이 묘하게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공식계정에 쓱앵콘 영상이 있으니 한번씩(두번 세번도 환영합니다) 봐주세유.

→ TAEYEON 태연 'Blue' Concert Ver. @'s...one TAEYEON CONCERT youtu.be/wbewYT57_nc

그리고 또 인상적인 무대가 있었다면 공방때에도 콘서트때에도 언제나 흥돋움이 텐션업 되다못해 하늘로 치솟아 오를 것 같은 너낌.. 전설의 응원 『8태연』에 빛나는 <Why>를 빼놓을 수 없죠. 워낙 이 곡 자체도 좋지만 이 극악무도한 응원법 머선129(!) 대체 누가 짜신거죠우? 김태연!김태연!김태연!김태연!김태연!김태연!김태연!김태연! 여덟번 외치다 목 나간 사람 여기 있다고 전해라.... 

 

아. 이걸 적고있다가 갑자기 서현이 콘서트에서 <10cm - 봄이좋냐>를 부르는데 다같이 "망해라앜ㅋㅋㅋ!!!" 떼창을 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서현이곡은 아니지만 그냥 모든이가 노래를 다 아는지라 서현이의 기타소리도 목소리도 좋았고 다같이 함께할 수 있는 곡 선정이라는게 좋았던 것 같아요.    


ㅁ 어떤 의상이 제일 좋았는지?

소녀시대 콘서트 의상은 판타시아콘의 <미스터택시>때 레이저 나올 것 같은 LED 은색의상이 제일 참신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생각나는건 『걸스앤피스』콘의 <파파라치>때 빨간색 반짝이 의상.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뭔가 예뻤어!....(폭주) 태티서는 콘서트는 아니지만 <아드레날린>의 체크무늬 의상이 제일 좋았고(사실 제가 체크더쿠라서ㅋㅋ), 콘서트로 본다면 흰색 털의상을 입고 나왔지만 빔프로젝터로 의상에 영상을 쏘아서 계속 의상 체인지가 되었던 판타시아콘의 태티서 무대. 탱콘중에는 언씬콘에서 인투디언노운 부를 때 입은 엘사같은 복장이 기억나네요. 무대도 멋있었지만 의상이 여전사 같기도 하고 엘사같기도 하고. 그리고 판타시아콘때 포스터에서 입었던 복장들. 흑백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멋스럽고 각자 개성어린 의상인데 어쩜그리 똑들어맞는지 원. 일본콘 팜플렛에서도 그 사진 자체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ㅁ 공연을 보고 더 좋아진 노래가 있다면?

소시 공연보다는 팬미팅에서 처음 6집 수록곡이 공개될 당시 불렀던 <One Last Time>. 안무도없이 오직 스탠딩마이크로만 부르던 무대였지만 오히려 보컬에게 집중이 더 잘되었던 무대였고, 6집리뷰 포스팅에서도 이미 한바탕 찬양글을 썼지만(써도써도 넘쳐흐르는 감상평이라귯) 그 때 숨막힐듯 애절함이 끓어넘치는 후렴구 파니 파트를 들은 자는 음원 버전보다 라이브 버전을 더 돌려듣게 됩니다(진심).

 
수록곡도 그렇지만 보통 OST는 엄청 흥행하지않는 이상 딱 작품 나왔을 때만 잠깐 떠돌다가 기억에서 사라지기 마련인데, 파니 첫 솔로콘때 불렀던 [ost메들리]가 좋았어요. 이 곡으로 보컬라인을 입증해보였던 <나혼자서>와 팬들 사이에 의외로 독보적인 띵곡으로 남아있는 <반지>를 잠깐이라도 불러줘서 아 역시 이게 콘서트지...라는 생각을 했었죠. 서울 홍보 노래라면서 왜 미니콘서트 한번 불뤼어지지 못했는지 아쉽고요(서울시 홍보담당 나와아!!!-흥분한 서울시민) 그래도 이렇게 무대곡으로 남아서 좋았고 저는 개인적으론 반지가 더 제 취향이었어서 매번 들을 때마다 눙무리...


태연이 솔로곡 중에서는 <UR>을 제일 좋아하는데 서울 공연을 보고 라이브가 너무 좋아서 그 곡 때문에 부산 공연까지 다녀왔었던 기억이 나네요(부산공연은 또 어떤 퍼포먼스를 하나 너무나도 내 눈으로 보고싶었엌). 후반부 하이라이트에 리프트를 타고 공중으로 올라가서 마치 천사가 하늘에서 노래를 부르는듯한 몽환적인 느낌으로 클라이막스를 질러대는 부분이 있는데 그 무대 한 번 보면 장담컨데 UR빠순이가 됩니다(유튭에서 직캠 한번 봐주세요 제발류....).


ㅁ 다음 공연 때 꼭 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1. SM입사가 된 오디션의 <The Voice Within - Christina Aguilera>

2. 황록시가 탄생된 시카고 오디션의 <Someone like you by Lucy>

3. 솔로 데뷔곡<I Just Wanna Dance>의 영문판인 Kago Pengchi 리믹스버전

 

너무 뻔한 얘기일 수 있는데 태연이의 전설의 <월광>처럼 파니도 오디션곡들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어떤일의 시작이었던 순간의 기억을 공유하고싶기도 하고, 그 이후로 이렇게 잘 자란 자기자신을 돌아보는 무대로서의 의미도 있을거라 생각하기도 하고요.


소녀시대로는 사실 거의 대부분 무대를 다 봐서 더 볼 무대가 뭐가 있을까 싶긴한데 생각해보니 가장 큰 걸 잊고있었네! 6집곡들을 공연 없이 종료되게 했으니까(나좀보자 슴)다음 콘서트는 반드시 6집곡을 무대에서 보고싶죠 아무래도. 그리고 콘서트 오프닝은 역시나 <Girls are back!>이 되어야겠고 개인적으로 보고싶은 무대는 <어떤 오후>.


ㅁ 공연을 보면서 목이 마르진 않는지?

보통 콘서트 갈 때 500ml 생수를 두 통정도, 중간중간 까먹을 에너지바나 초콜릿 등을 챙겨가는 경우가 많아요. 무대할 때는 정신없이 뛰고 춤추고 노래부르다가도 사이사이 영상VCR 보여줄 때 그 틈을 타 관객 모두 물마시는 타임이 국룰인듯...ㅎㅎ 다만 이것도 의탠딩일 때만 그렇게 느긋하게 물을 마시고 있지 스탠딩일때는 거의 못합니다..ㅠㅠ 공연 중에 물마시면 화장실 가고싶어지는데 스탠딩이면 나갈 수가 없어요오.....스탠딩일때는 거의 입술만 마르지 않게 적시는 수준, 정신이 혼미해지지않을 정도로만 정줄잡는 용도랄까?..

 

물론 스탠딩도 앞에 몰려있는 사람들 말고 뒷쪽 펜스를 잡고 느긋하게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알아서 중간중간 화장실도 다녀오고 하던데 인간의 질주본능은 자꾸 앞자리를 찾아.. 너무 앞무리에 있으면 지금 서있는 자리가 너무 아까운거야(!) 그래서 공연끝까지 내내 참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고(....) 항상 스탠딩에 서 있으면서도 "다음 공연은 정말 좌석 간다..어휴..." 이러면서도 왜 다음 공연때 역시 스탠딩에 서 있는건지..(티켓팅은 정말 미지의 세계임..)

 

여튼 중간중간 물을 마셔줘야 목이 나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지만 물을 마시든 안마시든 공연 다음날 목이 나가있는걸 보면 물이랑 딱히 상관은 없나 싶기도...우후후 목마른걸 얘기하다가 어째 화장실 얘기로 끝맺음되는 것 같고(?)

 


ㅁ 따라 부르는 게 좋은지 그냥 듣는 게 좋은지?

응원이 있는 곡은 따라 부르는게 좋고 일반 수록곡은 듣는게 좋은 것 같아요. 다같이 떼창하는걸 두 귀로 듣는 그 거대한 파도와 같은 재미를 위해서 콘서트에 가는게 아닐까 싶고, 노래로 들을 때는 모르지만 콘서트에 가서 응원봉의 파도타기를 한다던가 중앙제어로 가사마다 색색으로 변하는걸 본다던가 하면 나중에 그 노래를 들을 때 더 흥분되거든요.

 

그렇지만 무대를 더이상 하지 않을 것 같은 수록곡들은 콘서트에서 한번이라도 소녀들 실제 목소리로 들어보고 싶기 때문인지 옆 관객이 따라부르면 입을 막아쥬고싶은 심정이(내가 돈내고 네 목소리를 들으러 온게 아니거든요오....부들부들)
그냥 그때그때 눈치껏 다같이 행동해줬으면 좋겠는 것...

 


ㅁ 원하는 굿즈가 있는지?

제일 처음 '뗀석기'봉이 생겼을 때 물론 좋긴 했지만 생각보다 발광이 그닥 좋진 못해서 정말 그냥 모셔놓는 의미로만 쓰여졌기에 차라리 당시에 팬들이 개인적으로 커스텀해 사용하던 핑크경광봉을 공식굿즈로(!)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긴해요(웃음) 그리고 예전에 제일 바라던게 일본콘에서는 늘 콘서트 티켓에 공식야광봉을 껴줘서(물론 티켓가격에 추가포함이지만 그정돈 괜춘) 콘서트에서 모든 이가 동일한 색을 내게 하는게 너무 부러워서 우리도 제발 티켓에 야광봉 좀 껴줘라... 를 외치긴 했는데 최근 탱콘부터는 소원봉에 중앙제어식 시스템을 써서 강제통일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고...고오맙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콘서트에서 산 굿즈들을 돌이켜보면 티셔츠나 키링, 엽서 등을 샀던 것 같은데 원래 굿즈를 막 다양하게 사는 편은 아니라서 그냥 지금정도만 있어도 괜춘.. 다만 평소에도 입거나 쓸 수 있게 좀 너무 얼굴이 프린트된 그런건 좀 자제해주셨으면 싶고요(웃음) 


ㅁ 굿즈 중 가장 맘에 들었던 굿즈는?

탱콘 굿즈 중에 달걀모양으로 안에서 쏴르르ㄹㄹㄹrrrrr~~~~~소리가 나던 에그셰이크. 콘서트에서 응원하면서 이거 흔드는 재미가 있었어요(웃음) 그리고 소시콘 굿즈 중에 『걸스앤피스』콘 티셔츠! 앞부분이 넥타이로 되어있는데 티셔츠 자체도 평소에 입을 수 있을 것 같이 프린팅이 귀여웠고 콘서트에서 멤버들이 입은 것도 넥타이부분에 반짝이칠을 해서 더 빛나보였던 것 같은데 그게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ㅁ 콘서트는 여름이 좋은지 겨울이 좋은지?

개인적으로는 겨울. 사실 콘서트날은 굿즈를 사기 위해 공연 5~6시간전부터 미리 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여름 콘서트면 진짜 5분을 서 있기가 어려울 때가 있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줄은 줄지 않고 머리는 탈 것 같고ㅠㅠ 언젠가 굿즈 줄을 한 3시간인가 선 적도 있었던 것 같네요. 안사고 근처 에어컨 빵빵인 커피숍에 죽치고 있으면 그만인데 왜 사서 고생을 돈줘가면서 하는건가(!) 싶어도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슴에 지갑을 갖다바친 도비라서욥(눈물) 그리고 (사실은)몇년동안 콘서트 이벤트 서포터로 참여했었는데 여름콘때 항상 현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면서 슬로건 나눠주고 이벤트 물품 준비하고 하던 기억이 나서 더더욱 눈에서 짠내가(눈물 좀 닦고) 그리고 여름엔 다들 기본적으로 열이 올라있는 상태라서 스탠딩에 서서 콘서트 중반쯤 되면 현장의 온도가 너무 올라가요(...) 무대는 서울인데 스탠딩은 아프리카.... 그런 의미에서 겨울이 조금 더 낫지않나 싶지만(!)

겨울에는 또 겨울대로 다들 털코트를 입고 오기 때문에 스탠딩에서 다들 부비적대거나 앞사람 모자털이 내 콧구멍을 자꾸 찔러!!!! 그리고 좀 겨울코트가 방수소재인걸 입으시면 많이 버석거리기 때문에 시끄러워요.그리고 난방 틀어놔서 콘서트가 오래 지속되다보면 살짝 졸립기도 한 것이......

 

결론은 어쩌라고....

그냥 너네들 하고 싶을 때 해주세요... 어린이날 하든 부처님오신날 하든 12월31일에 하든 '갈거니까요'.

 


ㅁ 좌석을 많이 두는 게 좋은지 무대를 돌출로 뽑는게 좋은지?

의탠딩도 스탠딩도 돌출 앞 좌석도 다 해봤는데 돌출은 딱 돌출 앞 좌석 사람들만 좋은거라 뽑기에 늘 실패하는 똥손은 너무나 천상계같은 것.. 게다가 돌출무대 정면앞은 당연 좋지만 옆의 통로쪽에 앉게되면 매번 돌출로 달려가는 멤버들의 뒷모습만 보는 것...(눈물) 어짜피 조금만 멀어져도 전광판 신세이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론 좌석이 많은 걸 더 선호합니다.. 무대가 넓어 좌석이 줄면 아예 공연장 안에 들어갈 수도 없기 땜시롱...(이상 후쿠오카 마린멧세 5층에도 서 있어본 자의 의견)

 

근데 스탠딩의 입장에서는 사실 돌출이 있는게 좋긴해요(웃음) 완전 메인무대 앞을 꼭 고수하지 않고 나는 그냥 이 콘서트를 즐기러왔지! 하는 사람이라면 아예 뒤로 빠져서 뒷펜스를 잡거나 그냥 한산한 부분에 서있다가 돌출무대에 출현할 때마다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면 되거든요. 어짜피 뒷부분에 서더라도 2층 좌석 사람들보단 훨씬 가까이에서 멤버들을 실물로 보는셈이니까, 아쉽다는 생각이 좀 덜들기도 하고. 

 

그런데 메인 무대와 중앙돌출은 멀고멀지만 1.5층(?) 2층좌석을 위해 만들어져있는 돌출무대나 2층 앞을 마차로 돌아다니거나 하는 정도의 이벤트는 좋은 것 같아요. 아무리 전광판 면봉시대 신세라고는해도 사실은 실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게 더 조크든요(웃음)


ㅁ (무대와 관객석이)가까운 게 좋은지 많이 들어가는 게 좋은지?

이건 가까운게 좋음! 일단 스탠딩 기준으로 보자면 많이 들어가서 꾸역꾸역 차면 진짜 서있기 힘들어요ㅠ 게다가 키가 큰 남자소원들이 많으면 가뜩이나 단차도 없는 스탠딩석이 그냥 만리장성... 소녀들을 보러왔는데 왜 나는 남의 겨드랑이 사이로 소녀들을 보고있나..(불만) 물론 빈틈없이 가득 메워져서 응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파도타기할 때 끊김없는 지역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은 기본장착되어있지만 여튼 나는 그 전쟁통에서 살고봐야되겠다, 이거란 말입니다ㅋㅋ


ㅁ 스탠딩이 좋은지 의탠딩이 좋은지?

[목이 마르지 않는지] 질문에서도 잠깐 설명했지만 스탠딩/의탠딩이 항상 공연때마다 내적갈등의 요소이긴 해요. 소녀시대 초기...그리고 내 젊은 날도 초기(...)였을 때는 무조건 스탠딩이지! 스탠딩에서 즐겨야지! 했는데, 소녀들은 가만히 있고 나만 중장년 되어가는 요즈음(?!) 점점 의탠딩으로 손가락이 기우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앞서 말한대로 올콘을 해야하는 이유가 첫날은 신나니까 스탠딩으로 달리고 막콘은 타이밍을 봐가며 쉴때쉬고 뛸때 뛰기 위해서 의탠딩이 절실합니다. 공연을 오래 가다보면 어쩐지 몸으로 익히게되는 팁이랄까요(웃음)


ㅁ 첫콘이 좋은지 막콘이 좋은지?

이건 진짜 고를 수가 없는 것이, 첫콘 막콘 둘다 그 각자의 매력이 너무 커서 답변이랍시고 하자면 "콘서트는 올콘아닙니까?" 입니다. 세트리스트를 모르고 한 곡 한곡 설렘과 긴장감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첫콘은 너무 설레여서 좋고, 세트리스트도 알았겠다 이제 신나게 놀고 아련하게 무대를 감상할 타임을 알게되어 공연이 재미있어지는 막콘은 그자체로 텐션업이라서 좋고. 또 첫콘은 약간 실수하는 재미가 있고 막콘은 애드립이 난무하는 재미가 있고. 첫콘은 서로 긴장하는 만큼 한곡 한곡 들을 때마다 새롭고 뭔가 개척하는 기분이고 그러다보면 내적 흥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 같고, 막콘으로 갈 수록 진짜 기분 업이 되면 더블앵콜도 기대해볼 수 있는 짜릿함이 좋은 것 같아요.


ㅁ 공연 보러 가기 전날 하는 것은?

다른 것보다 일단 티켓 챙기기(!) 이게 생각보다 중요해서(ㅠㅠㅠ) 미리 발송받은 표의 경우 공연 직전에서야 당최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강제 방 치우기(?)'가 되기도 하고....(자식이 개과천선한 줄 알았던 엄마에겐 미안yo) 그래서 표는 가급적 미리배송보다 현장수령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소원봉 배터리 확인, 미리 켜볼 것. 분명 땀나서 더울거니까 작은 수건 챙길 것. 그리고 공연장 가는 길에 미리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입해둘 것. 화장실도 지하철역에서 미리 가두는게 좋고(경기장 안에서는 너무 밀림 - 여자화장실 기준) 공연에서 지쳐버리면 안되니까 식사도 든든히 해두도록 합니다(다만 배탈나거나 화장실이 가고싶어지면 안되니까 너무 공연 임박해서 먹진 말기!)  


ㅁ 목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관리해봤자 어짜피 공연(혹은 공방) 다음날은 알아서 '동굴 보이스'가 되기 때문에 딱히 관리하지 않습니다(웃음) 다음 날 출근해서 "뫄뫄씨 목소리가 왜 그래?" 하면 "아, 네 어제밤에 창문을 열고 자서요^^;;;" 하고 말도 안되게 무마하던 기억이....(웃음)


ㅁ 플랜카드나 부채 같은 거 만들 때 시간 얼마나 걸리는지?

개인적으로 플랜카드나 부채를 만들어본 적은 없는데 예전에 드림 콘서트할 때마다 소시지에서 현수막을 직접 만들긴 했어요(그 작업자 바로 나야나). 별로 디자인 요소랄건 없었고 드콘 일정이 뜨면 며칠동안 그 근처의 소녀시대 예능과 인터뷰 등을 통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어나 문장을 뽑거나, 그 당시 유행하던 유행어를 섞거나 그랬던 것 같아요. 디자인 자체는 별로 안걸리고(그냥 두어시간 정도?) 현수막도 하루만에 바로 되는 업체에 맡겨서(어짜피 고품질 고퀄리티일 필요는 없기 때문에) 바로 현장에 퀵으로 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죠.

 

생각해보니 4~5개 정도는 만들었던 것 같은데 저는 그냥 일반적으로 배경색 깔고 문구 쓰는 형식으로만 했었던.... 정작 콘서트는 밤에 열리기 때문에 낮에 대기하고 있던 팬들이 보면서 즐기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 같고(.....) 밤에는 조명 안때리면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해보면 유명무실... 그래서인지 나중에는 드콘에 오는 아이돌팬들이 서포트비를 더 모금해서 서로 LED 현수막이나 야광판넬 등을 앞다투어 만들어 게시하던 기억도 나네요. 무대에서 소원석을 봤을 때 현수막이 보이긴 했으려나, 갑자기 궁금하네. 아마 현수막은 보이지도 않았겠지만 나중엔 '광선검'으로 불뤼우는 핑크색 경광봉을 단체가 키고 응원하는게 현수막보다 훨씬 큰 효과를 낳게 되어서 어느순간부터 현수막은 사라진 역사가 된 것 같지만요. 공연에 참여하지 않는 이제는 그런 것도 다 추억의 한장면이네요.


ㅁ 전광판을 많이 보는지, 내 실물을 많이 보는지?

사실 대부분 제 비루한 자리 기준 면봉시대라서(.....침묵) 전광판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이럴거면 DVD랑 다른게 뭐냐 엉엉) 그래도 되도록이면 실물을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비록 손톱만한 사람이 눈앞에 있는걸 보는거라 뭔가 감흥이 있나 싶겠지만 그래도 현장에서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것에 대한 희열이 있어요 콘서트를 가면. 특히나 전광판은 개인 클로즈업이 많지만 무대에서는 전체 안무의 합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멤버 전체가 조화되게 대칭형 구도를 짜는 안무가 많아서 그런걸 보는 재미가 있죠.


ㅁ 토크가 긴 게 좋은지, 노래가 긴 게 좋은지?

뭘하든 무조건 소녀들이 무대에 길게길이이이이이이일~~~~게 머무는게 제일 좋지만!!!! 굳이 나누자면 콘서트는 노래가 긴 게 좋고 팬미팅은 토크가 긴 게 좋습니다(편_안). 다만 뭔가 소개나 순서진행처럼 짜여진 멘트보다는 콘서트장에서만 나누는 잡담이나 농담들, 애드립들이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토크라면 길게길게 좀 듣고싶고(웃음) 소녀들은 워낙 서로 디스하고 놀려먹는걸 보는 재미가 커서(!) 프로페셔널하게 무대만 연이어하는건 어울리지않아!ㅋㅋㅋ 


여기까지 일개 머글 소원 새우젓이 어줍잖게 적어본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만(혹시나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다면 미리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저를 매우 쳐주ㅅㅔㅇ...), 그래도 이 질문들에 하나하나 답변을 하면서 지난 저의 소원 생활을 뒤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진짜 태연이랑 인터뷰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고 말이죠(이 글을 태연이가 보고있다면 점이라도 찍어주라주 - 이 사람 끌어내!) 

아아 이렇게 계속 글 쓰느라 지난 콘서트도 검색해보고 기사사진들도 클릭해보고하다보니

콘서트 가고싶어엉ㅇ어언뫄ㅗㅇ렂ㅎㄴㅁ러ㅗㄴㅇ

(아무렇게나 끝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