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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생일기념 아무말대잔치 : 빠냐!

스펀지황 2022. 8. 1. 08:01

 

 

 

 

 

DEAR. 빠냐!

어떤 말로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익숙한 이름으로 불러본다. 티파니영이 이제는 꽤 자연스러워졌지만, 그래도 내 안에서 너는 그대로 빠냐~! 하고 불러보고싶었어. 새삼스럽지만 올해 우리 곁에 있어줘서, 나와 같은 하늘 아래 있어줘서 고마웠어. 우리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너를 볼 수 있다는게, 그냥 TV를 틀면 볼 수 있다는게, 음반을 구입하고 굿즈를 사고 행사를 예매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게, 사람들이 티파니라는 이름을 입에 담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날들이구나 싶어서 가만히 이름을 입에 올려보았어. 지난 1년동안 내 이름보다 훨씬 더 많이 불러보았던 이름, 나보다 먼저 안부를 생각하는 이름, 무슨 선물을 해줄까 고민하는 이름, 그냥 오늘도 즐겁게만 살기를 마음 속으로 매일 빌게되는 이름. 어제도 우린 너였어.

 

생각치못하게 뮤지컬 공연이 장기화되면서 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평생의 반을 연예인으로 살아온 네가 전혀 다른 세계의, 전혀 상상해보지 못한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경험은 어땠을까. 두시간 내내 끊임없이 노래를 부르는 것은 목과 몸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공연으로 장기 투어를 하는 것과 뮤지컬로 장기 투어를 하는건 어떻게 달랐을까. 대기실에서 늘 진행하던 너의 명상 루틴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대사가 유난히 잘 안외워지던 날에는 어떤 음악으로 너를 깨우쳤을까. 투어를 가서 아침 산책을 하거나 공연장 인증샷을 찍거나 오늘공연 어땠다 얘기를 해주거나 이런 소소한 사진 몇장으로도 그날은 왠지 너랑 대화를 한 것 같아 기뻤어. 어딘가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을 너의 하루하루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냥, 기분이 좋았어. 곧 만날 수 있겠구나, 곧 우리가 또 대화할 거리가 생기겠구나, 곧 이런 너를 세상에 또 알릴 수 있겠구나.

 

사실 미국에 가기 전에도 분명 이런 시간이 많았었는데 여러가지 일들로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그냥 얼굴을 보는 시간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해졌지 뭐야. 그렇다고 힘들고 지치는데 억지로 해달라는건 절대 아니고. 나는 그저 너의 행복과 미래를 응원할 뿐이니까. 아프지말고 다치지 말고 너의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어. 이제는 그냥 서로가 공기같은 존재라고 할까. 물론 나는 언제나 너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저 그 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면 좋겠어.

 

뮤지컬 이후로도 여러가지 방송이나 유튜브 출연, 광고 출연 같은게 많아져서 너무 행복한 일년이었어. 길거리에서 아무렇지않게 광고를 마주치고,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다양한 세상의 인재들과 만남을 가지는 모습을 보고, 멤버들과 만나서 다정하고 발랄한 모습을 보며 안심하고. 보여준게 너무 많아서 매일 내 생일인가 오늘이? 이런 느낌이었지만 덥고 힘든 시기에 큰 병없이 잘 버텨줘서, 별탈없이 일년을 잘 이끌어와서 칭찬해주고 싶어. 참 잘했어요 우리 빠니. 늘 고맙고 더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우리 빠니.

 

특히 바쁜 와중에도 유튜브 토크쇼와 걸스플래닛을 진행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심어준 것이 좀 신선했다고 생각해. 워낙에도 많은 이들을 만나는 직업이고 수많은 인연의 끈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받은걸 나눠줄 수 있는 위치가 되는 것이야말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겠지. 너의 삼십대가 하루하루 열심히 빛나고 있어서 다행이야. 그 눈부신 날들을 내가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해. 남의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나도 참 신기할 따름이지만, 나는 나대로 너의 날들이 중요해지도록 내 자리에서 노력해볼께. 

 

오늘은 날씨가 아주 화창했으면 좋겠어. 덥지만 더운대로 에어컨의 고마움을 알게 해주는 날이었으면 좋겠고 시원한 음료수가 목을 타고 흐르는 감각을 느끼는 날이었으면 좋겠어. 아이스크림으로 불타는 가슴을 달랬으면 좋겠지만 너의 열정은 식히지 못했으면 좋겠어.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고 곁에 다가올 사람들의 믿음을 얻었으면 좋겠어. 아직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너를 보고 설레였으면 좋겠어. 매사에 행복할 줄 아는 너이지만 오늘은 숨쉬는 순간에도 빈틈없이 기뻤으면 좋겠어.

 

 

 


팔월의 시작을 너로 열어서 기뻐.
내년의 오늘까지 우리 함께 걷자.